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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테라 - 6권으로 완결
+   [활동그림들]   |  2005. 9. 1. 10:05  

어쩌다 보니 일주일에 한권씩 만화책을 원서로 사고 있다. 사실 원서로 사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이 시가테라의 경우 6권 완결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기 때문에 완결편이라는 문구에 두말없이 집어들고 말았다. 구입당시에는 정발이 나오면 어떤 방식으로든 처분하려고 생각했는데, 늘 그렇듯 작품 중간의 노출 장면들이 수정될 것을 생각하니 아무래도 이것도 소장해야 하지 싶다.

이나중 탁구부라는 작품으로 유명해진 후루야 미노루라는 작가는, 다소 어이없는 등단 계기와는 달리 그림도,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재주도 무척 발전해 온 작가라고 생각한다. 처음 이나중 탁구부 1권을 봤을 때 일부러 판화로 만든 만화라고까지 생각했던 8년전에 비하면 이 최근작 시가테라에 와서는 인체를 그리는 법과 사물의 묘사가 완전히 른 작가라고 느껴질 만큼 바뀐 것을 느낄 수 있다. 비단 그림만의 발전이 아니라, 지금까지도 변태 개그만화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이나중 탁구부에 대하여 대중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인식과는 달리, 두더지에서부터 본격적으로 그리고 있는 블랙코미디-다크한 전개로 독자를 휘어잡는 이야기 능력까지 가지게 된 작가가 지금의 후루야 미노루라고 생각한다. 2권 이후로 하염없이 어두워지다가 충격적인 결말을 선사했던 두더지와는 달리, 후루야 미노루의 장기인 개그+섹스라는 장면들을 통해 적절히 작품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진행해 온 작품, 매우 후루야 미노루적인 작품이 바로 이 시가테라라고 하겠다.

한글판이 나와있는 5권의 마지막에서 이야기는 이어진다. 타니와키와 함께 권총을 찾던 오기노는 결국 타니와키의 고참을 살해한 야쿠자들에게 붙잡히게 되고, 심각한 죽음의 위협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도 타니와키다운 대응으로 결국 살아나게 된다. 이후 변해버린 예전 동급생과의 재회와 황당한 사건을 겪고 난 후, 지금까지의 전개와는 완전히 다른, 어찌보면 충분히 예상가능했을지 모르는-본인에게는 매우 충격적이었던-결말로 이야기는 끝이 나게된다. more 기능이 되지 않는(존슨이 찾아준 태그도 안 통하는) 파란 블로그 이기에 감추고 까발리기를 할 수 없어서 여기서 줄이지만, 두더지의 주인공과 그린힐의 주인공이 찾던 답, 그 지극한 보통-훌륭한 사람의 모습은 어쩌면 시가테라의 마지막에서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개인적으론 결말이 다소 힘빠지는 전개가 아니었나 싶기도 하지만 책을 덮고 조금 곱씹어 보고 있노라면 보편타당한 진리와 인생은 그만한 가치가 있기에 '보편타당'해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글판의 예정 출간일은 모르겠고, 관심있는 사람들은 알아서들 찾아볼 것이고... 다시 한 번 그린힐의 마지막 대사를 적어본다.

- 인류 최강 최대의 적 귀찮다와 싸워 이겨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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