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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습(PSP) 용 야루도라(즐기는 드라마) - 계절을 안고서
+   [전자오락]   |  2005. 8. 11. 10:07  

플레이스테이션(PS) 시절 발매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게임 타이틀의 이식작으로, 한편의 애니메이션을 감상하다가 중간중간 선택지를 골라 이야기를 변화시켜 나가는 독특한 장르의 게임이다. 비슷한 장르로는 춘소프트의 제절초로 시작되는 사운드 노벨이라던가, PC용으로 발매된 To Heart등의 비주얼 노벨 등의 게임장르가 있지만, 실시간으로 계속해서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의 이야기를 바꿔나간다는 점과, 당시 발매되었던 4계절-기억상실이라는 키워드로 전개된 각각 다른 원화가 및 시나리오를 가진 이야기들이 매우 신선하게 받아들여졌던 기억이 있다. 이 계절을 안고서는 시리즈 2탄이자 계절은 봄, 그리고 장르는 판타지 러브스토리..라고 하면 맞을까?

슬픈 사랑의 전설을 가진 비련앵(비련사쿠라)의 아래에서 대학 새내기인 주인공이 고등학교 시절 짝사랑하던 소녀 '마유'와 꼭 닮은 소녀를 만나면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어찌보면 평이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야루도라라는 게임 특성에 맞춰서 여러가지 개그적인 요소와 약간의 할렘물 적인 요소, 그리고 전개에 따라 여러가지 내용을 맛볼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사실 이러쿵저러쿵 말해 본들 야루도라 4개의 작품중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던 히로인 마유의 강렬한 매력을 빼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지만. 사실 2005년도에 와서 마유라는 캐릭터는 대단히 흔해빠진 설정의 흔한 미소녀 캐릭터일 것이고, 주변 인물(이걸 공략캐릭터니 어쩌니 하는 종자들도 있을 것이다)인 토모코와 옆집 누님도 수많은 미소녀물과 할렘물이 등장하고 지나간 2005년 현 시점에선 그리 특별할 것 없는 보통 볼 수 있는 미소녀 캐릭터에 지나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PS시절 이 게임을 즐겼던 사람들이라면 프습의 액정을 통해 다시 만나는 마유나 토모코에 대한 반가움은 감출 수 없을 것이고, 이제는 흔한 캐릭터라고는 해도 결코 떨어지는 캐릭터가 아닌 만큼 처음 접하는 유저들도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프습 이식판에 대한 인상은, 일단 원작보다 예뻐진 팩키지를 들 수 있겠다. 다소 썰렁했던 케이스 디자인은 세로로 길쭉한 프습의 디스크 케이스 디자인 때문에 아래를 핑크 빛으로 채워서 늘린 약간은 무성의해 보이는 디자인으로 변경되었지만, 벚꽃이라는 키워드의 느낌을 잘 살리고 있다는 점에서 본다면 그렇게 나쁘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가장 감동한 것은 케이스를 오픈했던 순간. 역광처리처럼 만들어 놓은 속표지의 화사함과 다소 무섭기까지 했던 원작 CD 프린팅과는 전혀 다른 UMD 디스크의 프린팅에 감탄했고, 얇은 매뉴얼이지만 중간에 삽입된 마유와 토모코의 일러스트에 다시한번 감탄했다. 역시 야루도라 최고 히트작(혼자만의 생각일지도..)이라는 별명에 걸맞는 예쁜 리뉴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의 이식도 자체를 놓고 보면 케이스에서 받은 감동을 연장시킬 수 만은 없다고 본다. 일단, 원작의 와이드 해상도를 그대로 가져다 쓴 듯한(어찌보면 더 떨어져 보이는 것 같기도 한) 해상도를 들 수 있다. 이러니저러니해도 히트했던 작품을 최소한의 노력으로 이식해서 팔아보자는 발상에서 나온 게임이기에 어쩔 수 없기는 하겠지만, 프습의 아름다운 액정에서 풀화면 모드로 게임을 하고 있노라면 이따금 거슬리는 화질 저하와 일부 튀는 도트가 눈에 띈다. 사실 막눈에 막귀를 가진 것을 감사하며 살고는 있지만, 하이퀄리티의 프습게임 화면들을 보다가 봐서 그런지 아쉬움은 어쩔 수 없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고화질을 자랑하는 축소 화면 모드로 놓기엔 액정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고. 그리고 하나 더 아쉬운 점을 들자면 UMD이기에 어쩔 수 없는 것 같긴 하지만 중간중간 로딩 때문에 게임의 템포가 끊어진다는 점. 하드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고, PS판 원작에도 존재했던부분이기도 하지만 원작보다 로딩으로 인한 지연이 조금 더 긴 느낌이라 역시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꼽자면 원작과 완전 동일한 세이브 시스템. 중간중간 세이브 스팟이 존재해서 그 부분이 아니면 게임을 저장할 수가 없다. 또, 게임을 몇번 클리어해서 스킵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분기에 따라 꽤 긴 부분을 스킵없이 감상(관람?)해야하기 때문에, 슬립모드를 이용하거나 계속 게임을 해야만 한다. 모골이나 리지에 비해 세이브의 편이성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아닐 수 없었다. 간편한 중간세이브기능이 있었다면.. 게임 %달성 노가다도 조금 더 편해졌을지도 모를텐데.

이런저런 아쉬움이 남는 이식작이긴 하지만, 이야기의 재미나 캐릭터의 매력이라는 게임자체의 충실함은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위에 적은 아쉬움은 어디까지나 이식작이게 남는 아쉬움일 뿐, 원작을 즐겨본 사람이거나 아니거나, 프습의 아름다운 액정으로 다시 한 번 봄을 끌어안아 보는 것도 좋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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