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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겜에 대한 편견
+   [전자오락]   |  2006. 7. 19. 14:40  

야겜...이라고 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르시는지? 아무래도, 내 머릿속에서는 [회를 견]이 먼저 떠오른다. 기억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nanpa 또는 isaku 같은 대중적(...)이었던 야겜들이 486 컴터 시절에 마구마구 퍼지던 때였다. 이 때만해도 집에 컴터가 없는 사람들이 많았고, 또 없어도 문제없이 살던 시절이었다. 지금도 컴터없이 잘 사는 사람들이 많다고는 하지만, 아무튼 그랬다. 친구 집에 컴터가 있으면 그건 오락기 내지는 하이텔(당시엔 나우보다 대세였다고 기억한다) 겜기동에서 슈패미-플1 등의 게임기 정보를 얻거나 하던... 그런 용도로 쓰였었다. 그러다, 그 새로운 용도를 알게 된 것이, 저 nanpa 또는 드래곤 나이트 등의 메뉴에 씌여있던 [회를 견]이었다. 힘겹게 M을 띄운 뒤 V-Dos를 돌려 실행 시킨뒤, 등뒤의 방문을 신경쓰며 친구 녀석과 함께 숨죽이며 모니터에 탐닉하게 만들던 메뉴. 그것이 [회를 견] 이었다. 지금이야 거창하게 씬 모드, 회상 모드, 오마케 모드, cg 감상 등의 이름으로 불리우지만, 아무튼.

명제를 깔고 가자. 내게 있어서, 야겜은 그저 음란물이다. 야겜의 구분은 크게 두가지로, 모 사이트의 세이브 데이터 리스트에 그 타이틀이 있는가, 없는가이다. 좀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국문 XP에서 간편하게 설치-실행이 되는가 아닌가. 하나 더 들어가면, 내 취향에 맞는 히로인이 있는가 없는가. 이 중 하나라도 맞지 않으면 그건 Out of site. 걍 재미없는 게임으로 낙인찍혀 기억속에서 잊혀져 간다. 수많은 추종자들을 거느리고 있는 [염통에게]나, [피아 당근] 등이 어떤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고, 어떤 감동을 주고, 얼마나 심오한 설정을 가지고 있는지는 전혀 관심없다. 차라리 그게 PS2용 판타지 RPG나 액션 게임의 설정이라면 열심히 외우고 공부할 수도 있지만, [PC용 18금 미소녀 게임]-야겜의 탈을 쓰고 있는 한, 그건 전혀 관심을 가질 동기가 주어지지 않는다. 왜냐고 묻지 마라. H신-서비스신이 들어가 있는한, 그건 그걸 미끼로 그쪽 계열 사람들을 낚아대는 음란물에 지나지 않으니까. 이만큼 썰을 풀어 뒀으니, [나의 전하는 그런 분이 아니야 당장 사과해 하악하악] 이라던가 [나의 타X네는 그런 누님이 아니야 당장 사과해 하악하악] 따위의 덕후 포스를 풍기는 덧글은 보고싶지 않다는 명제도 덤으로 깔아둔다.

대부분의 소년들이 그러했으리라 생각하지만, 나도 열심히 야겜을 제대로 '플레이'하던 시절이 있었다. 구할 수가 없어서 새턴으로 플레이했던 피아캐럿1-사실 이건 새턴판에서만 음성이 나왔던 관계로 은근히 자극적이었다-이나 유노, 미행2(...), 러버즈... 왠지 적으면서 보니 자랑할 만한 리스트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지만, 어쨌든. H신을 목표로 플레이하다가 시나리오와 설정에 빠져들었던 유노나, 이벤트 신의 연출이나 대사가 꽤 흥미로웠던 피아캐럿이나, 정말 다양한 여성 캐릭터 설정을 보여줬던 급생 시리즈나. 야겜도 게임이고, 관심을 두고 있던 시기에는 분명 야겜은 야겜만의 매력이 있고, 그 특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드림캐스트로 발매되어 H신 없이 최루성 시나리오만으로 군바리의 눈물을 짜내었던 카논(사실 이건 야겜도 미소녀겜도 아닌 그냥 최루물이지만)에 와서는 그 생각이 거의 확고하기까지 했었다. 야겜이여 영원하라...

그런데,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취직하고 나서, 여가시간이 어느정도 줄고 나서 생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우선, 그러한 게임들의 H신에 그다지 흥미가 가지 않게 된 것이 첫번째 이유다. 메이저한 야겜([염통에게]라던가 [피아 당근]이라던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타입문의 게임들이라던가)외에, 작은 소프트 하우스에서 나오는 홀딱 깨는 설정과 연출의 야겜들을 훑어봐도 이제 인간의 육체를 이용해서 만들 수 있는 H플레이의 자극은 거의 한계(촉감없이 일러스트와 사운드에 전적으로 의지한 연출이라는 점에서 그렇다는 이야기이다)에 와있다고 본다. 물론 인간의 가능성은 엄청나서 뭔가 새로운 H플레이가 수록된 야겜-야애니-뽈노가 등장할 수도 있겠지만, 이미 나올 것은 다 나왔다고 본다. 이래선 새로운 게임의 [회를 견]을 오픈해도 그게 그거로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즉... 내가 야겜에서 추구하는 가장 큰 대명제인 [자극]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맛에 질린 음식점을 다시 찾지 않게 되고, 반복 패턴에 식상한 코미디를 보지 않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나물에 그 밥인 야겜의 [회를 견]은 더이상 내 컴터의 리소스를 빼앗아 갈 수 없다는 이야기다.(라고는 해도, 몇몇 게임들은 가끔 꺼내어 보긴 한다.)
둘째 이유로, 빠들이 설치는게 꼴보기 싫어서... 라는 것.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하급생2의 발매 직후 디스크를 분지른, 소위 [용자] 사건이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다. 누가 봐도 돈지랄에 또라이 짓거리였던 일본 야겜 오타쿠의 뻘짓에 강렬한 동감을 표현하며 움직이던 국산 오덕후들의 작태를 보고, 이런 종자들과 같은 물에 발을 담그는 건 이제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어차피 혼자서 몰래(가끔은 여럿이서 왁자지껄 즐기기도 하지만) [회를 견]만 즐기는 야겜이지만, 왠지 그들과 같은 무리의 하나가 되기 싫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 이후, 월희-페이트로 국내 야겜 시장을 평정한 타입문의 빠들이 설정이 어떻다 내용이 어떻다 하며 극렬 숭배로 들어가 넷상에서 설치고 다니는 모양새나, 또한 B급 최루물에 지나지 않는 시나리오들을 순수문학과 비교하며 스스로의 저급함을 광고하고 다니는 몇몇 동인녀들의 작태를 보고 있자니 더욱 거부감이 이는 것을 속일 수가 없었다. 결정타를 받은 것은... 네 년에 바라는 영원(오역)이 엄청난 인기를 끌고 또 애니화 되고 나서, 원작의 본질을 왜곡하여 인지한 빠들의 숭배를 본 것이었다고 해두자. 뭐 어쨌거나. 끝으로, 설치와 사용이 귀찮아진 것도 이유가 된다. 98 시절에는 어지간하면 그냥 막 돌아가던 야겜들이 제법 많았다. 그러던 것이, XP에 와서는 레지스트리 변경 등의 귀찮은 작업을 동반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인기있는 대작이라는 야겜들이 그런 경향을 띄게 되다보니 결국 그 귀찮음을 이기지 못해 플레이를 포기하게 되고, 위의 이유들과 함께 점점 관심을 두지 않게 되어갔다. 게다가, 시나리오와 설정이 방대하고 재밌는 게임(개인적으로 재밌었던 에어가 여기에 들어간다)은, 어설프게 할 줄 아는 일본어에 대한 자존심(은 밥을 먹여주지 않지만) 때문에 한글패치를 구하지 않고 꾸역꾸역 읽으며 플레이해야 한다는 점도 한 몫을 했다. 에어(이것도 야겜이라기 보다는 역시 걍 최루물..)의 경우에는 결국 읽다 지쳐 중도하차를 해 버렸던 아픈 기억도 있고... 위의 큰 3가지 이유외에, 최근 게임의 히로인들은 왠지 생긴 것과 플레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도 곁다리에 적어주자. 크나큰 인기를 가지고 있는 염통에게2의 경우는 특히 애들 생긴게 마음에 들지 않고, 서비스 신은 더욱 그렇다고 할까나...

구구절절히 적어놨지만, 좋아하는 사람들은 각자의 이유(알건 모르건)로 꾸준히 좋아할 수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관심두지 않는 사람은 가끔 괴팍한 친구가 가지고 있는 야겜 크랙 파일들을 한번씩 구경하는 정도로 넘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나는 최근에 야겜에 그닥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 어쩌다보니 [회를 견]은 한 두개 보고 넘어가고는 있지만서두. 좋아하시는 분들은 계속 좋아들 하시면 되는 거고, 관심없는 사람에게 태클은 걸지 말아주셨으면 좋겠다. 나도 이래서 별로라고는 적어 뒀지만, 좋아하지 말라고 권하고 다니지는 않는다. 굳이 구구절절 썰을 늘어 놓은 것은, 비오는 날 문득 키보드를 두들기고 싶어서 지극히 개인적인 불만을 포스팅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해 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다.

....사실 하고 싶은 말은 하나. 빈약한 히로인이 나오는 야겜따위 야겜도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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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지는 제법 시간이 흐른 글이지만, 파일 정리를 하다가 문득 눈에 띄어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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