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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모토로라 MP-8800
+   [이야기]   |  2005. 7. 12. 09:59  

이제는 보내야 한다. (2002/08/23)

그녀석과 처음 만난건 99년 5월이었다. 군입대를 앞두고.. 여기저기 쏘다니던 내게 더이상은 비이퍼로 다니기가 껄끄러워서... PCS라는걸 장만하기로 결심했다. 군에 가면.. 부모님이나 동생녀석이 쓰겠지.. 하는 생각으로. 지금은 미국에 가 있는 친구녀석과 테크노마트에 갔었더랬다. 수많은 폰 매장을 뒤지다가.. 그냥 가장 싼 녀석으로 낙찰을 본게... 모토로라가 어디더라.. 한 국내기업을 인수한 뒤 껍데기를 아주 살짝 바꿔서 내놓았던 모델... 스타텍(아직도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다.)이 발표되기 직전의.. 플립형 모델.. 그 녀석은 그 이후 군입대 전과 휴가중.. 그리고 전역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껄끄러운 전화를 비롯, 필요한 전화까지도 상당히 많이 놓치는 성능을 발휘하며 그래도 내 곁에 있어주었다. DDR을 하다가(야한거 아니다!)떨군 적도 수차례....

한번은 6호선 개통전에 헤메고헤메서 본사까지 가서 고치기도 했다. 그렇게 녀석은 내 왼쪽 바지주머니를 떠나본적 없이 그렇게 버텨 주었다. 그러던 녀석은.. 이제 지금껏 받은 문자의 저장고... 내가 아는 전화번호의 저장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시계이기도 하군... 지금은 충전기의 플러그도 뽑힌채, 쓸쓸히 자기의 자리를 삼성의 새까만 후배녀석에게 내주고 외롭게 서있다. 그나마도 월요일에는 벽제의 한 대리점을 통해, 약간의 도색과 보수를 거친후 동남아나 중국으 로 떠날것이다. 마치 나이먹은 콜걸이 스트립쇼를 거쳐 섬으로 들어가듯 ... 그렇게 어딘가에서 또 누군가의 손에 쥐어져 정보를 전달하겠지... 새로 생긴 폰은 여러가지 성능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전화기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것을, 여러가지 짜증나는 이유로 교체해 버린 지금... 난 인사를 전할 수 밖에 없다. 그 긴 인사를 여기에 적은 것 은 여러분에게 미안하지만, 때마침 켜져 있던 게시판이 여기인 관계로 글을 남긴다.

안녕. 모토로라 MP 8800. 그 동안 정말 고마웠어. 당신을 잊지 못할거야 .. 어디에 가서도, 노장답게 건강하길. ...가끔은 내생각도 해달라구. 키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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