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격동의 70년대를 살아온 인간으로써 이것까지 마저 해 본다.
출처는 아래와 마찬가지로 Ayako님의 스위트워터
1. 고등학교 시절 앙케이트 식으로 적은 문답을 여고 학생들과 교환해본 적이 있다.(속칭 앙팅. 마산 창원에서만 한 건지 전국적인 건지 모르겠음.)
- 공학 중학교 - 남자 고등학교로 갔는데, 인근에 여고가 몇 개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기억은 전혀 없다. 오히려 한 여고와는 서로 못잡아 먹어 안달로 으르렁 거렸다. 물론, 그 역시도 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2. 이상은이 담다디 춤을 추는 걸 보고 세상에 이런 노래도 있구나 하고 놀라거나 환호한 적이 있다. (더불어 당시 강변가요제 시상식을 보면서 2등이 더 좋았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
- 정말 충격, 또 충격이었다. 담다디는 지금도 좋은 곡이라고 생각한다. 춤도 대략 기억난다. 하라면 못하겠지만.
3. 토요일 저녁을 주름잡던 이덕화 아저씨의 '부탁해요~'를 기억한다.
- 토토즐의 명대사를 어찌 잊으리. 듣자니 이덕화 아저씨의 MC가 이후 연예인 MC의 판도를 결정지은 어떤 계기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거기까지는 잘 모르므로 패스. 당시 상당한 유행어였던게 새롭다.
4. 문방구에서 파는 주사위놀이 게임들을 열심히 했다, 혹은 종이로 된 판 위에서 책받침 조각으로 된 축구공을 튕기며 축구놀이를 했다.(주사위놀이라면 뱀 그림 그려진 인생게임도 있겠고 좀 뒤에 나온 천원짜리 게임들도 있겠고)
- 말이 필요없다. 옆 카테고리의 졸리매니아를 눌러주시라. 관심있으신 분들은 다음카페에서 졸리매니아를 찾아주시라.
5. [사랑과 진실]을 보면서 원미경 정애리 아주머니의 박력에 반한 적 있다.
- 드라마의 분위기는 기억나지만 내용은 전혀..
6. '난 오늘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 라며 무대 위에서 날뛰던 16세 소녀를 기억한다.
- 완선이 누나. 군대가서 완선하면 사타구니에 나타나는 더러운 곰팡이 계열 피부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아무튼 김완선은 당시 모든 국딩의 희망이 아니었을까? 여자애들도 굉장히 좋아했던게 기억난다. 여담이지만, 작년인가 나왔던 김완선의 누드는 정양 누드 이후 최고의 한국 연예인 누드라고 생각한다.
7. 혼혈계라면 역시 크리스티나 한, 쏘냐이다.(쏘냐라고 해서 가수 말하는 거 아니다. 화랑브이 삼총사의 주연인 쏘냐 말이다. )
- 보면 알 것 같은데, 희미하다.
8. '이별이 아닌 이별' 이란 노래와 '새발의 피' 란 말 사이의 상관관계를 안다.
- 이범학의 이별아닌 이별이라면 지금도 완창할 수 있지만, 그게 새발의 피와 무슨 관계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9. 매일 아침마다 왕영은 누나를 기다렸다.
- 왕영은 누나의 뽀미 언니는 나와 아주 잠깐 스쳐간 기억 같은데.. 그리고 어릴 적 부터 뽀뽀뽀는 잘 안 봤다. 하나둘셋을 주로 봤기 때문에....
10. 슈퍼조인트 풍선껌을 사 모았다.
- 80년대생과 공유하는 것일까.. 전편 다 모았는데, 남아있는건 1탄과 5탄의 합본에 들어있던 것들 뿐. 요건 나중에 스캔해서 올려볼가...
11. 방학 때 교육방송 라디오 들으면서 탐구생활 풀었다.
- 듣긴 들었는데 별 도움은 안되었다. 이 라디오가 도움을 준 건 라디오 채널 맞추는 요령을 독학으로 알려준 것과 AM과 FM의 차이를 알려준 것 정도.. 가끔 개그 아닌 개그가 나왔던 것도 새롭군.
12. 일요일 아침이라면 당연히 꽈리 캔디 메텔 비키 안제의 시간이다.
- 꽈리는 모르겠는데, 캔디는 들장미 소녀일테고 메텔은 은철의 매음녀(응?)일테고, 비키는 꼬마바이킹? 안제는 소녀 캐릭터인지 소년캐릭터인지 가물가물 하군...
13. 오후만 되면 유선방송국에서 틀어주는 만화영화들을 봤다. (도시만 해당)
- 여기서 해주던 골라이온과 카루타와 알베가스 등등을 보던 친구들이 너무나 부러웠다. 여기 얽힌 기억은 지금 생각해보니 트라우마라고 할 만한 것 같다.
14. 박중훈의 인기가요를 애청했다. 특히 이경규의 개그개그는 꼭 들었다.
- 라디오에 대해서는 그다지.. 가장 기억나는 건 고삐리 시절 야자마치고 오는 길에 듣던 별밤...
15. '우리는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띄고 이 땅에 태어났다' 의 다음 문장을 안다.
- 조상의 빛난 얼을 오늘에 되살려 밖으로 자주독립을 확립하고 안으로는 민족중흥에 이바지할 때다. 이에..어쩌고 나가는 것 말인가? 한때 다 외웠었는데 지금 잘난척 적어보려니 기억이 잘 안난다.. 쯧.
16. '상도야~' 하는 소리가 들리면 누가 휘리릭 날아올 거 같다.
- 잘 모르겠다...
17. 시외전화 되는 공중전화가 나오자 신기해 했다.
- 시외전화가 신기한게 아니라, 시외전화를 걸면 요금이 엄청 나간다는게 더 신기했다.
18. 농담 시리즈라면 역시 식인종 시리즈 혹은 참새 시리즈다.
- 그 뒤의 수많은 시리즈들은 결국 여기서 출발한다.
19. 부모님이 정체모를 전집들을 읽으라고 사들였다.
- 딱 한번. 사들이시진 않고 얻어오셨다. 덕분에 책읽는 취미가 생겨서 좋았다. 가장 좋아했던 것은 돌아가신 할머니가 사주셨던 셔얼록 호움즈 시리즈 (전40권). 4개의 서명, 베스커빌가의 개 등의 유명 장편은 없었지만, 개인적으론 이 시리즈들이 시간 죽이기로든 뭐든 읽기 딱 좋은 것 같다.
20. 수리수리 풍선껌도 사 모은 적 있다.
- 수리수리(껌), 마하수리(사탕) 두 종류가 있었는데, 마하수리쪽이 무슨 스티커가 들어있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왠지 이질감이 느껴지는 정서의 스티커들이었는데, 알고보니 일본의 초히트 캐릭터 빅쿠리만의 캐릭터 들이더라.. 나중에 아카데미의 파티게임으로 빅쿠리만 게임들이 나와서 좋았던 기억이 난다.
21. 딱지 접으려고 집안 달력을 뜯어댔다.
- 딱 한번.. 이렇게 몸으로 하는 게임에 약했다. 어릴 적엔 무척 골골하는 병약한 아이였던지라... 구슬치기-팽이치기-딱지치기의 아이 3종 경기에 모두 약했다. 저렇게 접은 딱지들을 순식간에 따먹히고 나서는, 100원 프라에 목숨을 걸기 시작했던 것 같다. 지금 나의 건프라 취미는 여기서 출발 하는 것 같다.
22. '오징어' 란 놀이로 청춘을 불태웠다.
- 역시 뜀박질이 필요한 게임엔 약했다. 차라리 땅따먹기 등은 좋아했다.
23. 구슬치기를 위해 매일 훈련했다.
- 역시 딱지와 마찬가지로 몇 개 사봤다가 금새 다 잃고는...
24. 소다 사와서는 국자 위에 설탕을 녹인 후 만들어먹는 음식(족자 혹은 뽑기 등등의 명칭)을 만들어 먹었다.
- 이거 하다가 국자하나 태워먹고 엄청나게 혼났다. 당시엔 억울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좀 더 맞아야 했던 것 같다.
25. 어머니 대신 연탄불 갈기로 해 놓고는 까먹어서 연탄불을 꺼트리는 바람에 야단맞은 적 있다.
- 연탄불 꺼트렸다고 혼내시지는 않았다. 연탄불에 대한 기억은 왠지 눈물이 난다.
26. 꾸러기러기러꾸날쪼아리아리꾸 란 소리가 무슨 드라마에 나오는 건지 안다.
- 이제는 어엿한 느끼 청년을 지나가는 이민우가 주연이었던 MBC 드라마. 여담이지만, 동네마다 이 드라마를 보고 스스로를 꾸러기라고 이름붙인 아이들 패거리가 있었던 것 같다. 나 역시 그에 가담했음을 부정하지 않겠다.
27. 드라이브 볼을 던진 투수의 이름을 안다.
- ....투수? 홈런왕 강속구인가?
28. '내 귀에 도청장치가 달려있다' 고 외친 사람을 티비에서 봤다.
- 뉴스에서 직접 봤다. 어쩐지, 그 영상이 너무 무서워서 덜덜 떨며 동생을 끌어안고 잠든 것 같다.
29. 운동회 끝난 후 부모님이 사주신 짜장면 만한 별식이 없었다.
- 운동회 때 짱깨 먹은 적은 없는 것 같다. 어무이가 싸주신 김밥이 최고였기 땜시롱.. 그와는 별개로, 짜장면은 별식이었다. 직딩이 된 지금 아무 생각없이 짱깨를 시켜놓고도 이따금 피식 웃게 된다. 많은 조선인들에게 짱깨는 특별한 음식이 아닐까?
30. 백인천 박철순 윤동균 등이 그려진 딱지를 사본 적 있다.
- 위의 접는 딱지와는 별개로, 동그란 딱지는 꽤 많이 모았었다. 굳이 저 선수들이 멋져서라기보다, 모으다 보니 섞여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다. 당연하게도, 저걸 원하는 친구가 건담(이라기보다 로봇트) 딱지를 가지고 있으면 바꾸곤 했었다.
31. 오락실에 있다가 어머니한테 붙들려 가서는 오지게 맞은 적 있다.
- 어머니가 오실 수 있는 거리엔 오락실이 없었다.
32. 동키콩이나 악마성 드라큘라 같은 액정 게임기를 사 보거나 부러워한 적 있다.
- 엄청. 한 번 얻어 하려고 줄서고 했던 기억이 난다.
33. GI 유격대를 사모은 적 있다.
- 편가르기 시리즈가 나오면 항상 착한 편은 나, 나쁜 놈은 동생이 모으는 형제의 관습탓에, 나는 유격대, 동생은 코브라 군단을 모았었다. 가장 좋아했던 건 닌자 스톰 셰도우와 설상 전투원 블리자드. 스톰 셰도우는 정말 최고로 멋졌는데, 6학년때 학교에 가져갔다가 뺏기고 졸업할 때 받아왔다. 그래서인지 정작 돌려받았을 때는 시큰둥 했었다. 벙커라는 전차도 하나 있었는데... 그거 다 어디갔지...
34. 오락실이나 만화방에 있다가 선생님이 덮친다는 소리에 도망쳐 본 적 있다.
- 있음. 만화방은 잘 안 갔지만, 오락실에서라면. 나중에 거의 뻥카라는 것을 알고는 신경끄고 살았다.
35. 최고의 유행어라면 역시 '지구를 떠나거라' 다.
- 김병조 선생님의 유행어..겠지? 일요일, 일요일 밤에 는 정말 일요일을 닫아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솔직히 요즘의 개그 콘서트보다 300000000배는 재밌었다. 뭐, 세상의 즐거움을 제대로 모르는 어린아이였으니까 그랬을 테지만.
36. 반공 드라마 했다 하면 왜 인민군들이 여자 못 덮쳐서 난리인지 고민한 적 있다.
- 어렸을 때는 무척 순진해서, 그냥 그게 나쁜 짓이라고만 생각했다. 나중에 안성기 선생님 주연의 남부군에서 여자를 덮쳤다가 자살을 강요당하는 인민군을 보고 조금 불쌍하다는 생각은 했다.
36. '선임하사님!' 하고 외치던 군인들을 안다.
- 동작그만..을 이야기하는 거겠지? 이거 때문에 군대에 대한 묘한 동경을 품은 소년들이 한두명이 아니었을 것이다.
37. '이 연사 힘차게 외칩니다~' 하는 애들이 나와서 놀던 웅변 대회를 보거나 나가 봤다.
- 딱 한번 나가봤는데, 저 구절이 꽤 웃겨서 상당히 부끄러워했던 기억이 난다.
38. 주산 학원 다녀 봤다.
- 아버지께서 학원 절대 엄금 주의라, 한번도 안가봤다. 성적이 그리 나쁜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안 다닌다는 것에 대해 조금 우쭐한 감정도 있었다.
39. 방위 성금이라고 달마다 학교에서 돈 긁어가는 경험을 해본 적 있다.
- 이걸 보니 생각나는데, 어이, 이거 돌려줘. 내 인생의 소중한 자금을 돌려줘. ...라곤 해도, 방위성금 띵겨서 100원 프라등을 사모았으니 뭐...
40. 콜라나 사이다보다 쿨피스를 주로 마셨고 맥콜도 좋아했다.
- 맥콜을 좋아했던 것은 인정. 하지만 음료수 자체를 자주 마실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먹을 수 있는 것 자체가 기뻤던 것 같다.
41. 고등학교에서 교련 시간에 총검술과 제식 훈련을 했다.(전 제식훈련까지만)
- 내가 고등학교 딱 올라가니까 독서 및 자습시간으로 바뀌더라.
42. 최고의 여자가수라면 이선희부터 생각난 적 있다.
- J에게. 어찌 잊으리. 비슷한 이유로, 못다핀 꽃 한송이의 김수철도 매우 좋아했다.
43. 2본 동시 상영 극장에 들어가 성인 영화를 본 적 있다.
- 수퍼맨4였던가.. 그걸 보러 갔었는데 바로 앞에 끝자락의 성인 영화를 틀어주었던게 새삼 기억난다. 그때 슬슬 조짐이 보이던 시기라, 매우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 정작 수퍼맨 4는 밋밋했더랬다. 재미가 없었다는게 아니라, 그 전의 짧은 성인물의 충격탓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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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물가물한 것도 있고 확 와닿는 것들도 있네... 재밌는 설문이었다. 지금 재정상태로 한 3일만 그시절로 돌아간다면.. 간첩취급 받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