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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가을, 한우물 길가의 코스모스
+   [이야기]   |  2005. 9. 11. 22:39  

20년 가까이 살아온 동네의 길가에피어있는 코스모스.계절이 가을이 되었음을 알리는 꽃인 듯 하다. 군대에선 짜증나는 꽃이기도 하고, 드라마와 노래의 소품으로도 가끔 쓰이는 꽃. 흔한 모양의 흔한 꽃이지만, 멀지 않은 장래에 이꽃이 뿌리내리고 있는 땅 자체가 크게 변할 것을 알기에 왠지 이 가을의 꽃이 새롭게 느껴져서 찍어 보았다.

사실, 꽃에 대해선 별 생각이 없다. 오늘 참석했던 결혼식에서 너무나 행복한 모습을 보여준 신랑과 신부가 이 꽃보다 더 아름다웠다는 생각이 난다. 조건같은 것 보지 않고 정말 사랑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선배의 함박웃음과 자신만만한 태도, 그리고 깔끔하게 진행된 예식과 편안했던 나들이길들이 오늘 하루가 피곤했지만 아름다웠던 하루로 만들어 주었기에, 돌아오는 길가에 피어있던 코스모스의 모습도 아름다와 보였을까.

내가 처음으로 꽃을 주고 싶어 주었던 그 사람은 이제 내 곁에 없지만, 언젠가 또 내가 내 마음으로 꽃을 주고 싶게 된다면.. 그런 날이 온다면 오늘 보았던 이 코스모스만큼 아름다운 꽃을 주고 싶다. 그리고 그 마음이, 내가 처음으로 그렇게 큰 마음을 품게 되는 날이 되기를 소망한다. 그렇지만..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이 아니기를, 더욱더 간절히 소망한다... 다시 오지 않을 2005년의 한 가을날을 기억하게 해 준 코스모스에게, 마음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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