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작업을 하러 강원도에 있는 공장에 갈 때가 있다. 2월초에도 다녀왔고, 4월 중순에도 다녀오게 되었다. 그리고 아마 다음주에도 가겠지. 이 꽃은... 자두던가 복숭아던가... 암튼 그런 나무의 꽃이라고 한다. 이런 저런 사진을 좀 찍어왔지만 이게 그나마 좀 잘 찍힌 것 같아 올려 본다. 요며칠 날이 춥던데 이르게 핀 이 꽃은 어떤 기분으로 날씨를 맞이하고 있을까.
아직 피지 않은 꽃봉오리. 꽃봉오리라는 단어에서 음란함을 느끼는 내가 밉긴 하지만, 아무튼 참 기묘한 감정을 느낀다. 새싹이라든가, 떡잎이라든가, 꽃봉오리라던가. 꽃봉우리가 맞는 말인가? 아무튼... 가을도 아니고 봄을 타는 건지, 왠지 씁쓸한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아무튼.. 봄이다. 내 인생이 지금 봄인지는 모르겠지만, 2006년의 어느 맑고 화창한 금요일은 기분좋은 봄날씨였다. 보드라운 바람이 어루만져주는 뺨이 기분 좋은.
자X림이 언제쯤 스트립쇼를 할지 늘 기대하며 출퇴근을 하는 신도림역 앞 공원에 피어있던 벚꽃. 이게 왜벚꽃인지 조선벚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탐스럽게 피어있었다. 퇴근길의 황혼에 비친 벚꽃을 똑딱이로 찍는데, 왠지 좀 쑥쓰러웟다. 아무튼 찍기는 찍었지만. 벚꽃에 사무라이 정신이 녹아있는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예쁜 것은 확실하다. 바람이 불어 저 꽃잎이 날릴때 그 꽃잎을 술잔에 받아 한잔 들이키는 즐거운 상상을 하게 만드는. 왠지, 케츠메이시의 사쿠라가 떠오른다.
접사 기능 따위 없는 200만 화소짜리 똑딱이 디카지만, 이정도는 할 수 있다. 흠흠. 지금은 저 꽃이 졌는지 아직 피어있는지는 모르겠지만, 2006년, 나의 28세 봄에 본 벚꽃은 이렇게 사진으로 남았다. 문득, 내년 이맘때의 벚꽃을 어떤 기분으로 바라보고 있을지 궁금해 진다. 내년 이맘때... 이 글에 덧글을 달 수 있을 만큼 이 순간을 기억하고 있을까? 뭐, 기억하든 못하든 어떠랴. 계절은 또 돌고 꽃은 또 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