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변하는 동물이고, 사람의 마음은 움직이는 것이라 한다. 그러다 보니, 언제나 한결같이... 라는 것은 아무래도 쉽지가 않다. 애초에 불가능할지도. 작정하고 좋아하던 것도, 작정하고 미워하던 것도 언제까지나 이어지지는 않는 이유가 아무래도 그 기분을 가지는 것이 무쇠가 아니라 사람이기 때문이리라.
나는, 꽤나 덕후스러운 취미를 가지고 있다. 사람에 따라 오덕후로 보기도 할 것이다. 뭐, 딱히 부정하고 싶지도 않다. 하악하악. 아무튼, 취미에 쏟아붓는 정성도 마음가짐도 언제나 지름신의 가호 아래에 있다는 점은 아직 한결같지만, 그래도 조금씩 그 안에서 무언가가 변하고 있다. 사람이란 간사해서, 내가 변하는 것은 불가항력이지만 다른 사람이 변해가는 것은 영 마뜩치가 않은 모양이다. 주변 사람들이 변해가는 모습이 안타깝다 못해 싫어지려고 하는 걸 보면.
사실, 나는 지금 내가 변하고 싶어하는 건지도 모른다. 내가 만들어온 나라는 껍질을 내가 깨고 싶어하는 건지도 모른다. 사실 그게 어떤건지 대강 짐작도 하고 있으면서, 현실의 안이함에 조금 더 취하고 싶은지도 모른다. 변한다는 것은, 그만큼 부담을 짊어지게 되어 있는 거니까. 나는 부담이라는게 싫거든.
문득, 지금 나는 내 인생이 들려주는 리듬을 제대로 타고 있나... 싶다. 이래도 되나... 싶기도 하고. 누가 정답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물어보고 싶은데, 그런 사람이 또 과연 있기는 한가 싶기도 하고. 어지러운 리듬 속에서, 제대로 그루브를 타는 척이라도 할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근거없는 자신감을 불어넣으며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가야 겠다. 그런 자신감이라도 없으면, 만원 전철에는 뛰어들수가 없으니까. 내일 아침에 만날 잘생긴 2호선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그러고보니, 나의 아침은 그래도 2년 반 넘게 한결같다. 호오. 나도 한결같은 구석이 있다구. 흠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