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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어보고 싶은 대가리] | 2006. 7. 11.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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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았다. 지나간 시간들 속에서, 내게 특별한 의미가 있던 시간이 준 선물이었다. 나도, 하나의 주박에서 이제 온전히 해방된 느낌. 매듭을 온전히 지은 느낌. ...캐일빠 오덕후가 되긴 했지만. 기쁘고, 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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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어보고 싶은 대가리] | 2006. 7. 10.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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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변하는 동물이고, 사람의 마음은 움직이는 것이라 한다. 그러다 보니, 언제나 한결같이... 라는 것은 아무래도 쉽지가 않다. 애초에 불가능할지도. 작정하고 좋아하던 것도, 작정하고 미워하던 것도 언제까지나 이어지지는 않는 이유가 아무래도 그 기분을 가지는 것이 무쇠가 아니라 사람이기 때문이리라. 나는, 꽤나 덕후스러운 취미를 가지고 있다. 사람에 따라 오덕후로 보기도 할 것이다. 뭐, 딱히 부정하고 싶지도 않다. 하악하악. 아무튼, 취미에 쏟아붓는 정성도 마음가짐도 언제나 지름신의 가호 아래에 있다는 점은 아직 한결같지만, 그래도 조금씩 그 안에서 무언가가 변하고 있다. 사람이란 간사해서, 내가 변하는 것은 불가항력이지만 다른 사람이 변해가는 것은 영 마뜩치가 않은 모양이다. 주변 사람들이 변해가는 모습이 안타깝다 못해 싫어지려고 하는 걸 보면. 사실, 나는 지금 내가 변하고 싶어하는 건지도 모른다. 내가 만들어온 나라는 껍질을 내가 깨고 싶어하는 건지도 모른다. 사실 그게 어떤건지 대강 짐작도 하고 있으면서, 현실의 안이함에 조금 더 취하고 싶은지도 모른다. 변한다는 것은, 그만큼 부담을 짊어지게 되어 있는 거니까. 나는 부담이라는게 싫거든. 문득, 지금 나는 내 인생이 들려주는 리듬을 제대로 타고 있나... 싶다. 이래도 되나... 싶기도 하고. 누가 정답을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물어보고 싶은데, 그런 사람이 또 과연 있기는 한가 싶기도 하고. 어지러운 리듬 속에서, 제대로 그루브를 타는 척이라도 할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근거없는 자신감을 불어넣으며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가야 겠다. 그런 자신감이라도 없으면, 만원 전철에는 뛰어들수가 없으니까. 내일 아침에 만날 잘생긴 2호선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그러고보니, 나의 아침은 그래도 2년 반 넘게 한결같다. 호오. 나도 한결같은 구석이 있다구.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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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어보고 싶은 대가리] | 2006. 7. 3.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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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생각해 보면, 사랑은 하는 것이 이득이다. 사랑을 하지 않으면 손해인 것이다. 한 때 수많은 소년들을 귀신 사랑에 몰아넣은, 꺄아 귀신언니라는 만화가 있었다. 뭐... 언젠가부터 나온 정식 라이센스 판에는 아싸라비아 여신님(가칭)이라고 적혀있다고 하더라. 타이틀의 미묘한 차이는 신경끄시고, 아무튼 복받은 못난이 주인공이 강아지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가 나오는 에피소드가 있었더랬다. 내용은 제법 흔한 스타일의 어린시절 트라우마. 확실히 100년도 못사는 인간의 애완동물들은 주인 등쌀에 오래 못 사는 것이 정석인지라 먼저 세상을 떠날 애완동물들에게 정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슬픔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믿게 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그렇게 믿는 사람 지금 손해보는 거다. 사랑은, 얻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를, 무언가를 사랑하는 그 순간에 얻을 수 있는 벅찬 감정의 맥동을 느껴보고 싶지 않은가? 그 느낌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그런것 필요없다고 하는 것도 아니고, 그 따스한 온기를, 벅찬 감동을, 든든한 기분을 알면서, 그걸 잃는 순간의 상실감이 두려워 다시 사랑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그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자체가 인생의 이득이고, 사람으로 목숨을 얻어 이 세상에 다시 돌아온 보람인 게다. 그래서 이렇게 잘난척 할만큼 내가 사랑을 하고 있는가... 하면, 그것도 그렇지 않다. 수많은 사랑이 주변에 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처럼 나 또한 무언가를-누군가를 미워하고 씹기 바쁘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기대하고 웃기 바빠도 삶을 채우기 힘들텐데도. 오늘도 사랑이 충만한 하루가 되기 위해, 아침에 머리를 빗고(티는 아나지만) 거울을 보며 거울 속의 나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기도 이젠 지겹다. 그렇다고 시커먼 사내놈들에게 사랑한다고 했다간 백이 브로크 될테니... 횡설수설 그만하고, 결론. 내 방 앞을 지켜주는 강아지 진구를 조금 더 사랑하자. 출퇴근 시간의 든든한 동반자 프습을 사랑하자. 그리고 언젠가 나를 사랑해 줄 누군가를 위해, 나를 조금 더 사랑하자. 손해 보는 것은 더 이상 싫으니까. ...라고는 해도, 뭐가 바뀔까... 이니셜D 전질 지른거나 일단 한 번 더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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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어보고 싶은 대가리] | 2006. 6. 2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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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러가기 <- 누질르시라
위대한 캣츠비라는 만화로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뒤통수를 때린?) 작가 강도하 선생님의 신작. 신작이라고 하기에는 약간 연재 기간을 가지고 있고, 위의 주소를 힘차게 누질르시면 감상 가능하실 것이다. 상기의 링크는 2006년 6월 23일 금요일 현재 최신 연재분. 지난번 바람난 아가씨 에피소드에서도 그랬지만, 이번 가난한 남자 에피소드도 상당히 뼈아픈 느낌이다. 내가 가난한 남자인 탓이 크겠지만... 그런데 위 링크 연재분에서 하나 희망을 찾는다면, 미래를 밝게 생각하고 열심히 사는 남자를 좋아해 주는 아가씨가 한 명쯤은 있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는 점이다. 내 인생에 단 두번 있었던 사랑은 연재분 마지막 부분의 '첫사랑' 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안된거라는 논리적(...)인 납득을 갖고나서, 기린아가씨가 실망한 이유가 그저 변명이 아니라 진정 남자가 싫어진 이유라고 한다면 거꾸로 열심히 사노라면 미래를 함께 바라볼 수 있는 아가씨 한명쯤은 만나게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찬(...) 결론에 도달하였기 때문이다. 뭐, 강도하 선생님도 남성이니 만큼 저것 또한 남성적 팬터지이자 희망사항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고, 고작 만화를 보고 어이없는 결론을 도출한다고 비웃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배꼽빠지게 비웃으시라. 어쨌든, 나도 흔들리지 않는 것 하나 정도는 가지고 싶다. 그리고 왠지, 오늘은 그 흔들리지 않는 것 하나로 '미래에 밝은 계획 세우고 웃으며 걸어가기'로 선정해 보고 싶어졌다. 내가 생각해도 좀 유치하긴 하지만, 어차피 세상의 진실과 진리는 유치한 것들이 점령하고 있는 법이니까. 정 꼴보기 싫은 궁상이라고 치부하고 싶으시다면, 걍 가난한 남자의 유치한 감정이입이라고 생각하여 주시라. 그나저나, 저 기린 아가씨랑 돼지 총각 어떻게 잘 안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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